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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는 예로부터 육지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저비섬’ 또는 ‘접비섬’으로 불렸다. 조선조 중엽부터 송교리와 제부도를 연결하는 갯벌 고랑을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서 건넌다는 의미에서 ‘제약부경(濟弱扶傾)’이라는 말이 구전으로 전해졌다. 이 제약부경의 ‘제’자와 ‘부’자를 따와 ‘제부리(濟扶里)’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이 섬은 하루에 두번 바닷길이 열리는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 나타난다. 밀물이 들어오면 물때에 따라 몇 시간 정도 자동차 길이 바닷물로 덮여서 통행을 할 수가 없지만 이 시간만 조금 지나가면 마음대로 다닐 수가 있다. 이런 물 갈라짐 현상이 제부도의 매력인 것 같다. 또한 이곳의 해가 지는 풍경은 ‘제부낙조(濟扶落照)’라 하여 화성팔경(華城八景)의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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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은 송교리와 2차선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송교리 제부도 입구에는 매표소가 만들어져 있고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알려주는 시간표도 세워져 있다. S자로 여러 번 휘어지는 바닷길은 개펄 위에 차량 통행의 편리를 위해 시멘트로 포장됐다. 자동차 여행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1980년대 말에 이 바닷길이 ‘모세의 기적’ 드라이브 길이라고 소문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바다 한가운데 길이 드러나는 것은 모세의 기적이 아니라 밀물과 썰물의 교차 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지만, 사람들은 이를 신기하다고 여기면서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즐겨 찾는다.
이 길은 만조 시의 해수면보다 낮아서 하루 두 번, 바닷물이 차 올라와서 건널 수 없다. 처음에는 뻘길이었으나 돌을 놓아 어렵게 걸어서 다니다가 1988년 시멘트로 포장해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로 만들어졌다. 길 양쪽에는 폭이 500m가 넘는 갯벌이 있는데 왼쪽은 갯벌이고 오른쪽은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다.
이 작은 섬의 중심지는 바로 서쪽 해안이다. 석양이 아름답고 제부도해수욕장과 거대한 갯벌이 있다. 제부도의 땅은 약간의 구릉지(최고 높이 62m)를 빼고는 낮은 평지이다. 주로 동서쪽 해안에 마을이 형성되었고, 북쪽은 농경지가 발달했다. 제부도를 향해 바닷길을 달리다 보면 북쪽으로 등대전망대를 품은 누에섬이 보인다. 이 섬은 서신면과 안산시 선감도 사이의 탄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
제부도에 도착하면 왼쪽은 넓디넓은 갯벌천국이고, 오른쪽은 펜션과 식당들이다. 전형적인 관광지 섬다운 풍경이다. 여기서 마주 보이는 육지가 ‘궁평’이다. 계속 생각 없이 가다보니 해변 텐트촌이 나타난다. 모래밭에 텐트들을 쳤고 그 뒤로 이어지는 갯벌에서는 한참 체험이 펼쳐지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갯벌을 체험하고 싶은 가족, 단체 여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끝 모를 갯벌과 바다. 이어 조금 더 가면 해수욕장 입구이자 섬 남단의 매바위 입구에 이른다. 매들의 보금자리인 매바위는 쌍으로 돼 있는데 큰 바위는 신랑바위, 작은 바위는 각시바위로 불린다. 꼭대기에 매가 서식한다고 해서 매바위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다. 보는 각도에 따라 먹이를 노리는 매, 하늘로 비상하는 매 등의 형상을 드러내기도 한다. 바다 위에 세 개의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다. 원래는 하나의 바위가 바닷물에 침식돼 갈라져 세 개가 됐다고 하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면 벌겋게 녹슨 바위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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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바위에서 북쪽으로 길게 이어진 모래해변이 제부도해수욕장이다. 일반인들이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매바위 부근이다. 동해안의 해수욕장 같은 분위기는 기대할 수 없지만 약간의 모래사장도 있고 간조 때면 길게 갯벌이 드러난다. 바다 건너에는 대부도, 영흥도, 자월도, 승봉도 등이 보인다. 제부도해수욕장과 제부도 포구 사이 해안에 절벽을 따라 갯벌 위에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제부도 여행의 묘미를 살려준다.
이 부근에 가장 풍부하고 고운 모래가 깔린 해수욕장이 2km 정도 이어진다. 장화, 목장갑, 호미, 맛소금 등을 미리 준비해 가면 좋다. 단, 욕심을 부려 지나치게 많이 캐지 않도록 한다. 매바위 부근 외 다른 지역 갯벌은 주민들의 바지락 양식장이라서 함부로 드나들 수 없다.
물이 들어차면 이 광대한 개펄이 감쪽같이 감춰지고 제법 근사한 바다로 변신한다. 수심이 얕아 가벼운 물놀이하기에 그만이다. 해수욕을 할 수 있는 기간은 하루에 3~5시간 정도다. 물이 빠지면 모래사장 끝으로 갯벌이 드러나 뻘 배구, 뻘 축구 등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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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앞은 음식문화거리로 알려지고 있다. 횟집과 펜션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 서 있다. 그 앞으로 서해가 시원하게 들어오고 백사장이 길을 따라 길게 뻗어 있다.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백사장도 좋지만, 갯벌이 있어 더 매력이 있다. 갯벌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조개, 낙지, 굴 등 다양한 해산물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욕장 뒤로는 여느 해수욕장과는 달리 데크 시설로 중간마다 전망대 시설과 함께 산책로를 만들어 두었다. 데크를 따라 길게 이어진 상가 행렬이다. 놀이 시설도 있다. 도로 한쪽에는 승용차들이 주차해 있고 한 차선으로만 차들이 다닌다. 해변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여기서는 해가 지는 모습도 아름다울 것 같다. 그 뒤로 보이는 섬들이 인천 옹진군에 위치한 섬들이다.
북쪽으로 계속 가면 해안산책로가 있는 곳이다. 제부도 해안에서 방파제를 연결하는 인공 산책로다. 바다 바로 위에 데크로 길을 만들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즐거움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포인트로도 인기가 높다. 이곳은 제부도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하는, 바다 위를 걷는 최상의 해안코스이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다. 누구나 부담 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섬 입구로 가는 길 왼쪽 바닷가는 온통 공사 중이다. 요트 전용 항구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다. 매립은 ‘고도섬’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올해까지 마리나항을 조성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중단된 것처럼 보인다.
23년 전인 1993년도에 이 섬을 처음 방문할 당시에는 59가구 170명이던 주민들의 수가 2008년에 326가구, 인구 646명으로 늘어난 것은 제부도의 눈부신 발전의 징표이기도 하다. 제부도가 국민관광지로 떠오르게 된 것은 바닷길이 열렸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섬다운 풍광과 운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화간척지구 오른편 아래쪽, 화성과 평택을 끼고 있는 바다를 흔히 남양만이라고 부른다. 제부도는 남양반도 앞바다에 자리한 여러 섬 중 하나이다. 이 때문에 제부도는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시화지구 간척사업으로 물 흐름이 정지되면서 생태계 파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제부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간척사업이 벌어지는 곳에 자리한 대부분의 섬들이 다 그렇다. 제부도 주민들은 관광수입 외에 갯벌에서 패류나 낙지를 잡아 생활해 나가고 김양식도 많이 한다.
